내 마음의 자전거...

고등학생때부터 자전거를 즐겨탔다. 지금은 자주 연락하지 못하는 친구와 어떻게 하면 좀 더 부드럽고 정확한 변속을 할 수 있을까? 하면서 학교에서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자전거만 뚝딱대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시마노 급이었다. 제대로 될 이유가 전혀 없었다.)

추운 겨울날 계산동에서 백운역까지 자전거 타고 가다 손가락 동상 걸릴뻔도 해보고 나 살던 고향에 있는 천대고가 만만하게 보다 차에 치일뻔도 하고..

그렇게 어린 시절이 지난 후 삶의 여유(?)가 다시 생기다보니 자전거에 눈이 갔다. 어릴 땐 레스포 매장말고 프로코렉스에 가면 멋진 자전거들이 많던 시절에서 나의 자전거 샵에 대한 기억은 멈춰있는데 당시 NFS라는 샵이 집 근처에 오픈을 했고 아주 멋진 인테리어와 큰 매장... 그런 것들에 홀렸는지 거기서 덥썩 충동구매로 자이언트 이구아나 디스크 08년모델을 90만원 주고 덜컥 구매했었다.

그걸로 샵에서 주관하는 라이딩에도 참석하고 처음으로 하트코스도 돌아보고 별짓 다했으나 정말 미스테리는 70은 족히 되어보이는 어르신들을 도무지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던 와중 당시 근무하던 회사에서 권고사직을 통보하고 실업급여 처리와 도의적인 책임을 지겠다며 아마 3개월치 급여를 줬을 거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그 회사의 규모나 경제여건을 들이댄다면 정말 호의적으로 잘 해준거다. 지금도 감사하게 생각함.) 그 돈으로 이구아나 디스크는 다시 샵에 중고로 판매하고 정가 340만원짜리 스캇 스케일 30 2009년식을 장만하게 되었다.

이 자전거를 장만하고 3개월 백수생활을 하는 동안 살을 20키로 넘게 뺐고 총 2100키로 가까이 달렸다. 체인이 한칸 늘어날 정도로...

이 자전거를 타며 회사와 교회 외의 곳에서 사람 만나고 사귀는 법을 배웠고 왜 70은 족히 넘은 어르신들을 못따라갔는지에 대한 의문도 풀렸다. 또 미스테리는 자전거 타러 다니면서 (백수주제에) 엄청 잘먹고 다녔다. 샵에 소고기 전문점 육부장이 있어서 라이딩 끝나고 저녁을 소고기;;;로 때우는 날도 많았고(심지어 제일 어린 멤버라고 거의 다 얻어먹기만 했거나 진짜 조금만 지불했다.) 누나(아주머니) 라이더들이 챙겨주는 간식도 엄청 잘먹고 다녔으나 살이 진짜 잘빠졌다. 실업급여 받는걸로 맨날 차 기름넣고 자전거 정비하고 용품질하는데 쓴 거 같았다. 암튼 진짜 좋은 추억을 선물해준 자전거인데 백수생활을 끝내고 나니 자전거를 갈수록 탈 수 없었고 서울로 독립한 후에는 더욱 자전거 생활이 힘들었다. 그러던 와중 사고까지 나면서 자전거를 탈 수 없어서 눈물을 머금고 저 자전거를 매각했었다.

시간이 흘러흘러 다시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되었고 이래저래 물건을 골라보니 2010년식 스케일 30이라는 모델을 골라봤다. 여차하면 전라도 광주까지 내려갈 태세였는데 서울에 매물이 나와서 그 물건을 인수한 것이 아래 사진의 자전거이다.

판매자는 아버지뻘 정도 되고 출입국관리사무소 근무하는 아저씨다. 처음에 문자도 엄청 늦고 틱틱대는 말투여서 자전거 팔 마음이 없나 했는데 만나보니 엄청 팔고 싶어하더라;; (아마 젊은 사람이었으면 도난 자전거임을 의심하고 인수하지 않았을 듯..)

문제는 자신은 2010년도에 샀고 사자마자 도색(그러나 보아하니 랩핑임, 글씨가 모두 음각)을 했다고 하는데 이건 아무리 봐도 2009년식 스케일 30이더라.. 즉, 내가 타던 그 자전거와 같은 모델 : )

내심 자전거를 구하면서 내가 탔던 것이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해봤고 이왕이면 09년식이면 좋겠다 했는데 딱 그렇게 걸려들었다.

단점은 랩핑작업을 하며 일련번호 스티커를 다 때어버려서 (카본 프레임이라 타각으로 일련번호를 넣을 수 없음.) 차로 치면 대포차다;; 즉, 추후에 거래하기 힘들다는 얘기이고 그냥 내가 끌어안고 죽어야 할 운명이다.

진짜 내 운명의 자전거인가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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